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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ㄴ 독서카드

고마워요 소울메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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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가 원하는 게 내가 아니라는 걸 아니까 돌아서야 한다.
내가 그가 아니면 안 되듯이,
그는 나를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다.
그가 택한 건 내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니까.
사랑하지만 이루어질 수 없는 관계도 있는 것이다.
그 사랑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은 그를 덜 사랑해서도,
내가 온 마음을 다하지 않아서도 아니다.
그가 내 사랑이 아니었을 뿐이고,
우리의 운명은 그렇게 예정되어 있었던 것이다.
나는 지금 이 이별을 받아들일 것이다.
사랑만으로 안 되는 사랑이 있고,
눈물만으로는 돌이킬 수 없는 사랑이 있으니까.
나는 결코 사랑에 실패한 것이 아니다.
그냥 가슴 아픈 사랑을 경험한 것뿐이다.

새 신발이 전에 신었던 신발처럼 편안하지 않은 것처럼,
새로 만난 사람이 그때 그 사람처럼
바로 잘 맞을 것이라는 기대는 버려야 한다.
그때 그 사람이 그렇게 잘 맞았던 것도 적응기간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 적응 과정은 까마득히 잊고 좋았던 기억만 편집해서 떠올리기 때문에
처음부터 끝까지 꼭 맞았던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정말 그렇게 환상적으로 잘 어울렸다면 지금의 이별이 있었겠는가.
공평하게 지금 옆에 있는 사람에게도 서로 맞춰가는 적응기간을 줘야 한다.

사랑은 서로 좋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봐주면서
서로 한 발짝 양보하면서 걷는 것이다.
처음 얼마 동안은 당연히 발에 맞지 않아 뒤꿈치가 까지고
상처에 반창고를 붙여야 하는 것처럼 작은 다툼이 생겨날 것이다.
하지만 상처가 생겼다고 해서 신발을 반품하거나 버리지 않는 것처럼,
작은 싸움 후에도 다시 서로를 바라보며 걸어가고
다시 사랑해야 하는 것이다.

다시 발이 부을 각오를 해야지 자신에게 맞는 신발을 만들 수 있다.
아파할 준비를 해야지만 새살이 돋는다.
사랑노래들이나 발밑에 노랗게 떨어지는 은행나뭇잎들,
쇼윈도에 걸린 분홍 스웨터와 담장 위에서 졸고 있는 고양이,
흰 구름과 상큼한 바람...
이 모든 게 혼자 걷는 길에서는 외로운 풍경이지만
둘이 걷는다면 다정한 풍경으로 바뀐다.

잠깐 힘든 사랑 앞에서 푸념하고 포기하는 것은 세상에서 가장 쉬운 일이다.
너무 힘들어 도저히 걸을 수 없을 때,
그때 가서는 신발을 던져버려도 괜찮다.
지금은 조금 힘든 적응을 거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풍경을 만나러 가는 길이라고 생각하자.

사랑이 예쁘지 않은 모양으로, 어긋난 타이밍으로 왔다고 해도,
사랑이 왔다면 어떻게든 사랑해야 한다.
사랑에는 어떠한 거절의 이유도 통하지 않는다.
시간이 없어도 사랑은 어떻게든 사랑할 시간을 따로 만들어준다.
잠자는 시간을 쪼개서, 화장실에 가는 시간과 식사하는 시간을 쪼개서라도
시간을 만들어내는 게 사랑이다.
사랑은 아픈 기억 때문에 사랑을 외면하려는 사람에겐 그 아픔을 잊게 해주고,
자격이 안 된다고 거부하는 사람은 자격 있는 사람으로 만들어주고,
준비가 안 된 사람은 함께 그 준비를 도와준다.
사랑하지 못할 이유는 없다.
사랑이 와서 마음을 두드리면,
그 사랑이 어떤 길을 통해서 어떤 모습으로 왔다는 건 다 잊어버리고 받아들여야 한다.
깊은 터널 끝엔 빛이 있고, 긴 겨울의 끝엔 봄이 오듯,
피할 수 없는 사랑은 반드시 찾아오게 되어 있다.

그래.. 일상적인 남녀 관계를 적은글이기 때문에 평범하고 진부하고 별 내용이 없다고 할지 몰라도 그렇기 때문에 공감이 더 많이 가는것 아닐까?
정말 맘속에서만 있었지 이렇게 까지 글로 내맘을 잘 표현한 책도 없었던 것같다..
읽는 동안 예전에 희미하게 느꼈던 감정들을 좀더 명확하게 볼 수 있었던 것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