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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잘한 스크랩들..

스콧 맥닐리 썬 CEO, 결국 사임

스콧 맥닐리 썬 CEO, 결국 사임

실적 부진으로 안팎으로부터 강한 압박을 받아왔던 썬마이크로시스템즈의 스콧 맥닐리 최고경영자(CEO)가 결국 물러난다.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들에 따르면 썬은 24일(현지 시간) 스콧 맥닐리가 CEO직을 사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맥닐리가 후임 CEO로는 조나난 슈워츠 사장 겸 최고운영책임자(COO)가 내정됐다.
슈워츠는 지난 1996년 썬에 합류한 뒤 회사 내 2인자로 떠오른 인물. 당시 라이드하우스 디자인이란 회사를 이끌던 슈워츠는 썬이 이 회사를 인수할 때 함께 옮겨와 결국 CEO 자리까지 오르게 됐다.

◆ 화려했던 태양의 기억을 뒤로하고 불명예 퇴진
24년전 썬마이크로시스템즈를 공동 설립했던 맥닐리는 최근 부진한 경영성과에 대한 책임을 지고 퇴진을 결정한 것으로 분석된다. 맥닐리는 2002년부터 2005년까지 3년 동안 총 45억1천만 달러의 손실을 내면서 '태양의 제국' 썬에 암울한 그림자를 드리웠다. 하지만 맥닐리는 CEO 사임 뒤에도 이사회 회장직을 유지할 예정이라고 외신들이 전했다. 맥닐리는 실리콘밸리에 인터넷 붐이 휘몰아치던 1990년대 말과 2000년대 초 썬의 고속 성장을 이끌면서 막강한 영향력을 과시했다. 하지만 닷컴 붐이 가라앉으면서 회사 실적 역시 부진을 면치 못하자 결국 불명예 퇴진하게 됐다. 2000년 당시 한 때 64달러까지 치솟았던 썬의 주가는 최근 들어선 5달러 내외까지 폭락했다. 이처럼 실적부진과 주가 폭락이란 악재가 겹치면서 최근 들어 맥닐리가 CEO직을 사임할 것이란 소문이 끊이지 않았다. 썬은 이날 분기실적 발표 직후 CEO 교체 사실을 전격 발표했다.
이날 맥닐리 사임 사실이 공식 발표된 직후 썬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42센트(8.4%) 상승한 5.40달러를 기록했다.

◆ '네트워크가 컴퓨터'란 아이디어로 한 때 인기
1982년 3명의 친구와 함께 썬을 설립한 맥닐리는 '네트워크가 컴퓨터이다'는 화두를 던진 인물로 유명하다. 맥닐리의 이 같은 아이디어는 1990년대 중반 인터넷 바람과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면서 '태양의 왕국' 썬을 초고속 성장 기업으로 탈바꿈시켰다. 실제로 썬은 1995년부터 2001년 사이에 두 자릿수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전성기를 구가했다. 하지만 '짧았던 닷컴 전성시대'가 끝나면서 썬 역시 쇠락의 길로 들어서기 시작했다. 주요 고객인 닷컴들이 잇달아 도산한 데다 델, 휴렛패커드(HP) 등의 값싼 서버가 힘을 얻기 시작하면서 썬은 기나긴 실적 부진의 악순환 속으로 빠져들었다. 이와 함께 '실리콘밸리의 독설가'로 유명한 맥닐리의 영향력도 급속하게 줄어들기 시작했다. 공식 석상에서 빌 게이츠를 향해 거침 없는 독설을 퍼붓는 것으로 유명했던 맥닐리는 결국 마이크로소프트(MS)와 화해하는 등 안간힘을 다했지만 한번 가라앉은 바람을 되살리는 데는 실패했다.
                                                                                                         2006년 04월 25일